26년 2분기 회고록

오랜만에 글을 쓰며

정말 오랜만에 글을 써서 어색하다.

 

마지막으로 글을 올린 게 2024년 7월이고,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세상도 많이 변했다고 느낀다.

군대를 2월에 전역하고나서 바로 칼복학했는데, 2년 전과 지금은 말 그대로 완전히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음을 느낀다. AI의 발전은 2022년 처음 나왔을 때, 언젠가는 프로그래머의 자리가 크게 위협받을 수 있겠다는 우려를 4년이 지난 지금 현실화시켰고, 변화의 시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ChatGPT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된 것은 2023년부터이다. 그전까진 드문드문 개발자들, 혹은 신기술에 익숙한 사람들이 조금씩 써왔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이걸 실무에 적용시키긴 크게 한계가 있었다. 당시 GhatGPT가 내놓는 말에는 할루시네이션이 있었고, 작성해준 코드는 그 자체로 syntax error가 있었으니 사실상 의미가 없었다. 알고리즘 문제를 풀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당시엔 Gemini가 없었고 바드가 그 자리를 대신했었다. 철저하게 망했지만. 바드의 실패가 전화위복이 되어서 Gemini가 되었고, 선구자였던 OpenAI는 26년 현재 그 자리를 위협받고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

 

2026년 2분기 회고록

사실 이번 분기에 한 게 아무것도 없어서 쓸 게 없다. 걍 일상적인 내용이나 일기용으로 남기겠다.

AI가 바꾼 학습 방법

복학하면서 느낀 가장 큰 변화점은 바로 AI였다.

 

AI가 정말 많이 발전했다. 이제 AI는 인간 업무의 보조 도구인 수준을 넘어서, 업무의 기준점이 되고 능력의 척도가 된다.

 

복학하기 이전에는 모든 지 사람이 먼저 움직였다. 어떤 한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사람들끼리 모여서 기획을 하고, 디자이너와 기획자가 같이 모여서 피그마 등을 통해 디자인 및 비즈니스 로직 설계를 하고, 동시에 백엔드와 프론트엔드가 모여서 API 설계를 하면서 이런 저런 틀을 잡았다. 이 모든 건 다 사람이 직접 하고 의견을 주고 받으며 조율했다. 코딩 이런 거는 전부 다 사람이 해야 했고.

 

근데 이제는 AI가 이런 거를 다 해준다. 2023년까지만 해도 AI는 이것들을 도와주는 보조 도구에 불과했다면, 이제는 AI가 주도적으로 설계를 하고 사람이 검토하는 식으로 역할이 바뀌었을 정도다. 물론 아직 사람이 개입해야 할 부분들이 많고 최종 결정권자는 사람이 해야 하나, AI의 발전은 지난 2년간 무서울 정도로 성장했다.

 

처음 복학했을 때, 내 시간은 2024년, 아니 2023년 12월에 머물러있었다. 불과 2년 밖에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그동안 세상은 바뀌어 있더라. 그래서 사실 처음에는 모든 게 혼란스러웠고,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게 의미가 있었나? 하는 생각도 들긴 했었다.

 

학습 방법도 크게 변화했는데, 확실한 건 무언가를 새로 배우기에는 너무나 쉬워진 세상같다.

예전에는 교재에 있는 문제의 솔루션을 구하는 게 일이었고, 그 솔루션을 구하지 못 한다면 진짜 수 시간에서 수 일에 걸쳐서 문제 하나 푸는데 전력을 다 해야 했는데, 이제 AI한테 물어보면 딸칵하고 답을 구해주더라. 오류만 조금 검토해서 수정해서 제출하면 끝이다.

가장 드라마틱한 게, 이전에는 복잡한 코딩과제는 정말 제출하기 힘들었고, 실제로 내는 사람도 많이 없었다. 자료구조의 ‘지하철’ 과제는 우리 학교에서 악명 높은 과제였는데, 1학년 때 그거 과제 만드느라 함수 하나하나 테스트 코드 작성하고 버그 찾고 memory 버그 터지고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았다. AI가 이제 1분 안에 해당 과제를 풀어준다. 마찬가지로 이번 학기에 수강한 프로그래밍 언어론 역시 ‘lisp - nqueen’이라는 꽤 악명 높은 과제가 있는데, 이것 역시 Lisp이라는 생소한 프로그래밍 언어로 N Queen 문제를 풀어야 하니 다소 애를 먹는 과제였다. 근데 이것도 이제는 AI로 한 번에 풀리니… 현타가 오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제 더이상 어떤 일을 할 때, 불필요한 오버헤드로 애먹는 일 없이 오로지 문제를 푸는 데에만 집중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 HIBL 시절 WOW 민팅 프로젝트가 엎어졌던 이유도, Klaytn Network에 제대로 Contract가 올라가서 동작하지 않는 원인 미상의 문제로 인해 엎어졌었는데, 그때 AI가 지금처럼 발전했더라면… 결과는 달랐을까?

 

 

한편 학습하는 것도, AI의 도움이 정말 크게 되었는데, notebooklm 등을 통해서 AI와 함께 강의록 보면서 공부하니깐, 1인 질문 선생님이 생긴 것 같아서 좋긴 하더라. 근데 내가 공부를 하는 건지 AI가 공부를 대신 해주는 건지 모르겠어서, 떠먹여줘도 금방 휘발되는 부분은 있는 것 같다. 특정 파트를 질문하는 건 좋은데, 결국 교재 읽고 강의록 정독하고 수업 듣고 하는 건 크게 바뀐 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토큰 개비싸다. 나만의 맞춤 무료 질문 선생님이 생긴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아주 비싼 유료 학원이었다. Gemini Pro 구독 후 notebooklm 연동시켜서 활용했는데, 질문 5번만에 해당 시간대 AI 토큰 사용량 바닥난다. 그래서 다음 질문하려면 5시간 기다려야 한다. 처음에는 잘 몰라서 사고 depth: Extended에 model도 Pro만 사용했는데, 질문 한 번에 토큰 절반 까이는 거 보고 flash랑 왔다갔다 하며 사용 중이다.

 

그래도 과거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테크닉에 집중을 했더라면, 이제는 진짜로 ‘어느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보다 고차원적인 기획에 집중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 같다.

 

내 이번 학기 성적을 책임져준 AI…

 

공연

ZUTOMAYO Intense II

내가 군대에 있을 때 ZUTOMAYO에 빠져들게 됐다.

 

ZUTOMAYO의 존재를 안 건 2023년부터이긴 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팬은 아니었고 걍 몇몇 음악을 듣는 정도…? 근데 군대에 있던 동기가 ZUTOMAYO 팬이라서 같이 듣다가 빠져들게 됐다. 특히 이번에 내한온다고 해서, 처음으로 팬클럽 가입해서 선행 예매했는데, 비록 1차에서는 떨어졌지만 2차에서 성공하게 되면서 티켓팅을 하게 된다.

 

티켓팅 하는 것도 말년 휴가 때 군대 복귀하는 버스 안에서 성공했는데, 성공했을 때의 기쁨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공연이 3월 15일이었는데, 이때까지만 해도 아직 사회에 대한 적응이 되지 않았던 터라, 콘서트를 통해서 진정으로 사회에 나왔구나라는 실감이 났다. 흔히 콘서트에 가면 ‘살아있음을 느낀다’고 표현하는데, 그 말이 진짜다. 눈물 날 뻔 했다.

공연이 3월 15일 일요일이었고, 팝업스토어가 목요일부터 진행됐는데, 마침 내가 목요일 수업이 일찍 끝나고 쭉 공강이라 바로 성수동 가서 굿즈 쓸어 담았다. 근데 원하는 굿즈 사는데 실패해서, 목요일 밤에 현장 철야해서 금요일 날에 다시 시도했는데 또 실패… 토요일 날 점심에 예약으로 3차 시도했는데 실패해서 결국 포기했다. 그 짓거리를 다시 하고 싶진 않아서 포기하긴 했으나 아직도 아쉽긴 하다.

이게 철야 줄이다. 내가 한 34번 째였는데 들어갔을 때 이미 팝업스토어 동났을 정도로 사람들 구매력 대단하다.

 

왼쪽이 철야 때 앉아서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이 콜라보 카페 사진.

철야 때 쿠팡플레이로 ‘체르노빌’ 드라마 보고 있었다.

 

지금 Intense II가 다 끝나서 스포 걱정 없이 후기를 적자면…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 그때의 기억을 다시 살리기 위해 내한 플리를 듣고 있는데, 아직도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

Pain Give Form이라는 노래가 처음 터져나왔을 때 그 웅장함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관에서 아카네 튀어나오는데 심장 멎는 줄.

KEISOUDO

공연 끝나고 즛뽕 차오른 상태였는데, 유튜브에 심지어 명교 라이브도 풀어주길래 위 사진처럼 보다가 홀린 듯이 구매하게 된 형조토 앨범… 

형조토 앨범

홍대 축제

지난 2년 간 홍대 축제를 즐긴 적이 없는데 놀랍게도 올해가 마지막 축제란다. 이게 맞아요…?

 

22년도에는 COVID-19으로 인해 축제가 없었고, 23년도에는 내가 COVID-19에 걸려서 제대로 즐기지 못 했는데 이게 마지막 축제라구요…? 이거 아니죠…

 

마지막 축제인만큼 최대한 즐겼다.

이번 공연으로 팬이 된 엔플라잉

 

 

 

 

그리고 인스타에서도 일부 화제가 되었던 선배님들의 공연… LOCO는 신이고 전설입니다 진짜.. 공연이 끝난 지 두 달이 되어가지만 아직도 기습 숭배를 할 수 밖에 없는게, 쿠기에 쌈디까지 대동해서 출연하시니 진짜.. 게다가 쌈디는 오랫동안 활동 없다가 복귀 무대가 홍대 축제라니.

 

이 무대만으로도 등록금 다 뽑아내긴 했다. 로꼬 무대 내려와서 계단 올라와서 교가(시차) 제창 중이었는데 진짜 신났는데, 이게 마지막 축제라뇨…

큰소리 봄공연

2026 큰소리 봄공연

 

학기 초에 큰소리 봄공연 아는 지인들 마지막 공연한다길래 갔는데, 2년만에 간 공연인데도 아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 반갑더라. 근데 이것을 끝으로 모든 사람들이 졸업하면서, 밴드 동아리 내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게 되었다.

합주

기타 다시 시작함

밴드 동아리를 나간 게 23년 봄 공연 이후였고, 이때 현타와서 나가면서 기타도 접었는데, 군대에 있는 동안 계속 아쉬웠던 게 기타치는 거였다. 그래도 너무 오랫동안 접었어서 다시 잡을 생각이 안 났는데, 어찌저찌하여 다시 잡게 되었다. 큰소리 봄공연 보면서 다시 무대 서는 그때의 기분을 느껴보고 싶기도 했고.

2월에 전역하고서 새롭게 산 기타

다까먹어서 파워코드부터 다시 시작했다.

합주했음

 

그래서 5월에 합주를 하긴 했는데… 이때 긴장 너무 많이 해서 다 틀려먹고 너무 쪽팔렸음..

 

딱 앉는 순간 갑자기 심장 떨리고, 토할 것 같고 그래서 이때의 기억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공황이었나? 싶기도 한데, 그렇게 긴장할 필요까진 없었는데 긴장했었다.

 

솔로 때 절긴 했는데, 다시 듣는데 생각보다 괜찮긴 하더라. 이때 기억은 없는데, 걍 몸이 따라와줬다.

여행

너무도 진부한 말이긴 한데… 군대 끝나자 마자 일본 여행 다녀왔다.

 

정확히는 말년 휴가 때 다녀왔는데, 남들 혹한기 훈련할 때 난 오사카에서 따뜻하게 휴양했다.

참고로 이때 산 문어 인형은

이렇게 차 위에 잘 모셔져 있다.

 

계속 떨어져서 운전에 방해되길래 지금은 내 책상 위로 옮겼다.

나의 위스키 컬렉션

 

그리고 일본서 면세로 반값에 위스키 사서 내 위스키 컬렉션에 조니워커 블루가 처음 추가되었다.

전역 축하주로 마셨는데 진짜 다르긴 하더라.

 


뭔가 회고록이라기보다는 놀았던 거 걍 주저리주저리 일기 쓴 거긴 한데…

 

사실 이번 학기는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느라 바빴고, 또 변한 시대에서 뭘 해야 할 지 고민하는 시간이 더 길었던 것 같다.

 

내가 지금 가는 길이 맞을까라는 생각과 고민은 끊임없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지난 2023년부터 계속 해오던 고민이다. 사실 당시에 원래는 전과를 고민했었다. 용기가 없어서 못 했지만. 군대라는 시간은 2년의 유예를 주었지만, 단지 결정에 대한 후퇴였을 뿐 뭐가 바뀌었나 싶기도 하다.

 

고민하다가 한 학기가 지나갔다.

잘 놀았으니 된 건가 싶기도 하고.